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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09 참 징그러운 '이석기 사태'...그러나

정말 간만에 '깜빡 잊은 그 이름' 블로그에 포스팅해봅니다. 거의 2년 만이네요. ^^

민권 변호사 이광철이 논하는 '이석기 사태' 

이 글 맨 아래에 있는 <오마이뉴스> 기사는 이른바 '이석기 광풍'에 대한 또 다른 시선입니다.
민변 소속 이광철 변호사는 이전 다양한 시국사건을 담당한 변호사로, 특히 국가보안법 관련 사건을 많이 맡아 변론했습니다. 아마도 이번 사건 변론도 맡은 것 같습니다. 이광철 변호사는 늘 '입에 거품을 물고'(표현이 좀 ^^) '국가보안법 철폐'를 입에 달고 사는 이라고도 들었습니다.

 

'사상의 시장 형성'이 자꾸 지연되는 대한민국
저는 이번 사건이 이른바 '대한민국 사상의 시장'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북한 문제에 대해 진보진영이 담론조차 거의 형성해오지 못한 30년 넘는 불행한 역사에서 비롯된 점도 있다고 봅니다. 분단과 한국전쟁 이후 학생운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진영(조지 카치아피카스는 <신좌파의 상상력>에서 이들을 통칭해 한국의 신좌파-New left-라고 하더군요)이 형성된 시점부터 지금까지도 말이죠.
<한겨레> 등에서는 이른바 (공안당국과 한국의 북한 지향의 정치(운동) 세력)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적대적 공생관계가 끊어지지 않으면 사회복지 확장이나 한국사회의 미래를 향한 담론은 계속 '레드 콤플렉스'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말 것입니다. '사상의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이 '적대적 공생관계'가 지속된 이유 중 하나가 실정법인 국가보안법인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보듯 세계 어느 진보정당이 자기 가치 중 일부를 판단 유보합니까? 공당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그 가치를 정책으로 정리해 국민에게 공표하고, 선택을 받습니다. 일반적인 정당의 기본이 그러한데, 자신의 전체를 내비쳐 더 신뢰를 쌓아야하는 역사가 짧은 진보정당은 더 그러해야 하겠죠...그런 면에서 판단 유보는 국민이 보기에 답답했을 겁니다....

그러나 엄연히 살아있는 실정법이다. 국가보안법은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엄연히 살아있는 실정법인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시장 형성'을 가로막고 있고, 실제 형사처벌까지 하는 현실에서 '내 생각은 이래요'라고 말하는 자체가 일부에게는 어려운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개인의 사상을 국가와 공안당국이 검증하겠다는 법률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한국에 계속 있어야하는지, 헌법에서 보장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법률이 규제하는 상위법 우선 원칙이 철저히 무시된 이 법이 누구를 위해 있는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공론의 장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국정원은 어쩌면 그런 좋은 기회를 준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상 검증이 개인에게 강요될 수는 없지만 국민적 검증과 선택을 받는 공당이라면 말이 다릅니다. 이번 사태와 사태 이후 통합진보당 대응 양식을 두고 누군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언제까지 할 것이냐고 격분하기도 하던데요,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그렇게 거칠게까지 말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물론 공당이 자기 가치 일부를 판단 유보하겠다는 표현도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뭥미'라고 할 수밖에 없겠지만요.
암튼 이번 사태에 적용된 혐의는 형법상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죄이며, 최근에는 여적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반국가행위의 최고 수준인 형법상 내란 (음모) 혐의를 적용하고, 최근에는 여적(예비.음모)죄까지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수사 주도권을 검찰이 아닌 국정원이 쥐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검찰이 해도 될 수사를 국정원까지 나서서하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고, 조직 명운을 걸기는 상대적으로 국가보안법이 좀 약해 상당히 충격적인 형법상 내란음모 혐의가 나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국가보안법은 형법상 내란음모를 적용하지 못하더라도 퇴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석기 의원 옹호하냐? 천만의 말씀.

이 글은 이석기 의원 옹호 글이 결코 아닙니다. 이광철 변호사 말처럼 북한의 '3대 세습', '핵무장' 등을 두고 '한국 민주주의가 그렇게 가야한다'고 할 시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니 '3대 세습', '북한 핵무장'을 옹호하는 이들이 '사상의 시장'에 나오면 누가 얼마나 그것을 고르겠습니까? 그래서 국가보안법 문제는 한편으로는 한국민이 그간 싸워서 이룬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에서 한 번은 짚어야할 문제라고 판단하기에 아래 글을 소개합니다.

참여정부 시절 대폭 수정이나 철폐를 좀 했더라면

노무현 정권 시절 이 법률이라도 좀 손을 보거나 아예 없앴다면 이런 지리멸렬한 상황은 없었을텐데요. 노 전 대통령을 아끼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당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형식 논리에 갇혀 시대적 책무를 이 부분만큼은 제대로 못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친북.종북 성향인 이도 사상의 시장서 선택의 자유를 얻었다면...

제대로 했다면 '친북성향의 이들'도 '사상의 시장'에서 시민에게 민낯으로 제대로 검증을 받았을 겁니다. 그랬다면 오히려 논란이 된 모임에서 오간 '전쟁놀이' 같은 얘기들을 국민이 '레드 콤플렉스'를 벗은 상태에서 더 정확하고, 엄중하게 보지 않을까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큰 국민적 비판 아래 놓일지도 모를 일이죠.

또한, 국가보안법이 없더라도 형법상 간첩죄나 지금 혐의를 받는 내란죄.내란음모 등이 있어 실제 이 법률을 위반한 이는 당연히 처벌 받겠죠. 대신 반복되는 이른바 '적대적 공생관계'도 사라졌을텐데...참, 답답하죠...대한민국...복지국가 등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진전은 없고, 이렇듯 다람쥐 쳇바퀴 돌듯 다시 제자리 수준이니...

더 많은 철학과 담론이 한국 정치권으로 흡수됐으면...
한국 진보진영을 포함한 한국의 광범위한 정치세력은 그 철학과 담론 수준이 지금보다 더 풍부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사상의 시장'에서 시민에게 검증 받은 철학과 이념이 정치 영역으로 수렴돼 더 풍성한 정치적 수확을 거두고, 그게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지면 지금보다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사상의 자유시장에 이석기를 내놓기 위하여

[주장] 이른바 'RO 내란음모 사건'을 바라보는 한 변호사의 시각
Posted by 늘 축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