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6시(29일)께 제 휴대전화로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 됐다고 하더군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7월 24일 최상재 위원장이 언론노조 3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한 발언 때문인지 바로 구속으로 가는 게 아닐지 걱정 하기도 했습니다. 그 발언이 뭐냐고요? 만약 이 뒷글을 끝까지 읽으신다면 제 낚시질에 걸린 겁니다. 하지만 낚시질에 걸려도 그다지 기분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지난 7월 24일(금요일)은 언론노조 3차 총파업 결의대회 마지막 날이었죠. 그날 제가 속한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 지부(경남도민일보는 마산에 있는 경남지역일간지입니다) 조합원 17명이 집회에 참석하려고 아침잠 설치며 서울 여의도로 갔습니다. 저희 지부는 전체 조합원이 70여 명인데다 금요일은 근무하는 외근 기자 조합원들도 있어 17명이 서울을 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암튼 저희 지부 집행부는 언론노조 방침대로 최대한 조합원들이 참석하도록 한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24일 3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치고 최상재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조합원들은 블라인드 처리했습니다. 최상재 위원장 오른쪽이 저희 지부 지부장이고, 그 옆이 접니다. 그리고 가운데 있는 이가 저희 지부 사무국장입니다.


  파업 마지막 날이라 다소 맥 빠진 결의대회 였습니다. 그래도 미디어 악법 저지를 위한 싸움의 선봉장인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 결의대회를 마친 직후 저희 지부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지부를 방문해 몇 차례 교육을 해서인지 저뿐만 아니라 함께 간 조합원 대부분이 어색해 하지 않고, 어제까지 함께 지내던 이를 만난 것이 대했습니다.

마지막 투쟁사를 하는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최 위원장은 결의대회 마지막 발언으로 "언론노조가 이 싸움을 이겼다. 이제부터 미디어악법 통과라는 말을 쓰지 말자. 무조건 악법 원천무효다라고만 쓰자"라고 했습니다. 이어 곧 사법당국의 수사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더군요.

지난 7월 24일 3차 총파업 결의대회흘 한 여의도 한복판에 나부낀 경남도민일보 지부 깃발.

     
  최 위원장은 발언 도중  "여러분이 저를 잠시 보지 못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3일 뒤인 27일 아침 각종 보도매체에 보도된 대로 작은 딸과 위원장 부인이 보는 앞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 6시께 다시 풀려났죠. 다시 못 보나 했더니 보게 돼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최 위원장은 제가 언론노조 조합원으로 가입(2002년 상반기인 듯 합니다)한 뒤 만나본 어느 위원장보다 결정은 천천히 하되 일단 결정하면 실행은 비수 같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태도가 임금투쟁이나 직접적인 인력감축안이 아닌데도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어디에도 하기 어려운 세 차례에 걸친 파업을 이끈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 지역(경남) 기자 사회에는 이런 말을 종종 합니다. 서울까지 소 세 마리는 우찌(어떻게든) 끌고 가도 기자 세 명은 도저히 못 끌고 간다는 말. 그만큼 보도매체 종사자들이 천방지축이거나 개성이 강하다는 말이죠. 그런 이들을 세 차례나 파업에 동참하게 했고, 그 중심에 최상재 위원장이 있었습니다.

  저는 최상재 위원장이 저희 지부가 속한 언론노조 위원장이라는 것이 참 좋습니다. 초딩같은 말이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조합원 한마디 시간에 단상에 올라간 이승환 지부 사무국장. 처음 집회에 온 듯한 아기 팔뚝질이 신선합니다. 물론 살짝 삐쳐나온 뱃살은 30대 중반 애 아빠임을 암시하는 듯...


  그리고 최 위원장은 지금까지 한 것만 해도 할만큼 한 것 같습니다. 건방진 말이 아니라 그만큼 누가 봐도 열씨미 해오셨다는 제 식대로의 최고 평가입니다. 저도 그렇고,  국민들 한 명 한 명이 미디어악법 원천 무효에 함께 했으면 합니다.

  혹, 최 위원장이 MB정권과 사법당국의 탄압으로 다시 인신구속을 당하더라도 원천 무효를 이뤄낸다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암튼 최상재 위원장님 다시 가시는(?, 물론 안 가면 더 좋지만^^) 그날까지 지금 이대로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참 팁으로 한마디 더, 최상재 위원장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잘 나가던 PD가 현업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죠? 그 잘 나가던 PD가 MB악법 저지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희망은 나지막한 어깨에 손 하나 얹어 함께 하는 것. 그렇게 이 모진 시절 함께 했으면 합니다.
Posted by 늘 축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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