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늘 부끄러운 존재였습니다. 역사에 반하던 대한민국 초기 위정자들에 의해 세워진 초대 정부, 그리고 겨우 싹을 띄운 4.19를 1년 만에 뒤엎은 군사정권, 그리고 제 국민을 죽이고 체육관에서 대통령이 된 80년대 전두환 정부, 6월 항쟁이라 잘 난 척 하지만 바뀐 것 하나 없이 군정의 내용상 연속적이던 노태우 정권, 그렇게 하다가 오랜 만에 선 문민정권이지만 야합으로 그친 김영삼 정권, 사회민주주의적으로 우리 사회를 만들 것으로 착각한 10년 간 민주당 야류 정권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위에 있지만 초기 정통성은 인정하지만 결국 경제 봉쇄와 정권의 연장을 위해 독재 체제로 전환한 이북 정권. 우리 국민이 부끄러웠고, 우리 나라가 부끄러웠던 게 대학 시절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렇게 했건만 사회민주주의 초기 체계조차 못 만드는 부끄러운 정치와 함께.
  그 속에서 저는 늘 부끄러운 존재였습니다. 대한민국은 공화국입니다라는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를 대학 때 하면 마치 운동권이나 되는 듯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 교육은 그들에게, 제게 무의미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국산 쇠고기 촛불시위를 보면서 다시 한번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최소한 우리 국민, 내 이웃은 이미 성숙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걸 잊어버린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그 부끄러움 때문에 지난 토요일 마산에서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아니 이명박 정권 반대) 집회를 갔었습니다. 최소한 그 부끄러움을 잊고자 했지만 그럴 수가 없네요.
  저희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저는 거기서 사무국장을 하고 있음다)에서 무료로 배포한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현수막 장수가 이미 2100건이 넘었답니다. 그걸 보면서 가히 기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랍시고, 숨어있던 일상의 부끄러움을 대중은 그렇게 일깨워 주네요. 부끄러운 밤, 하지만 이번 만은 의회정치에 우리의 대의를 지켜줄 사람과 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국민적 사고변화를 함께 하는 축제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선험으로 판단하고, 선험으로 제단한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최소한 우리 국민은 우리나라가 공화국이라는 것을 이번 시위를 통해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젠 부끄럽지 않게 얘기하고 싶네요. 대한민국은 공화국입니다. 국민이 주권을 가진....
  이명박 정권이 이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할텐데....요.
  일 때문에 평일은 갈 수 없지만 이번 토요일에도 촛불 시위에 나가 대한민국이 공화국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부끄러운 맘으로 손을 내밀어봅니다. 제 자신에게 너와 그에게. 함께 촛불을 들자고.

Posted by 늘 축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