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었죠.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을 보고 그냥 어설픈 제 느낌만을 옮겨본 넋두리임다. 90년대 학번은 대학을 가자마자 느껴야하는 80년대라는 신화적 공간, 얘기. 딱 그 느낌, 그런데도 아픈 거. 영화 <박하사탕>을 보고 조금은 울고, 조금은 아파하며 술 먹고 한 넋두리였음다. 1은 김영호를 보며, 2는 순임을 보며 내뱉은 지껄임.....

  박하사탕 1* -네게 분노해

  그렇게 내동댕이칠 게
  목숨
  인생 미안 정의내리진 않을게

  우리가
  만남이란 교차로를 지워버린다면
  그래
  너는 거기 난 여기에

  실룩거리지 좀 마
  네 입술의
  영롱함이 너무 안타까운 걸

  네 생의 모든 축조가 손이어야 하니?
  그러지는 마
  단지 조금, 아직은
  넌 살아야 했어

  제 맘대로 굴러먹은 이미지
  그 따위를 패대기쳐 삼킨 후엔 아픔은
  어디에도 제 이름을 발하지 않아
  빛 따위는 더더욱

  겨워
  그 놈 앞에 서면
  잊힌 신화 속에 자랑삼던 무식하나 믿고
  버둥거리던 독기도
  웬걸 소용없어
  무거운 걸
  그나마
  그 앞에서 우리는
  보편이야 한 땀의 위안이지


  말해봐 나지막하게라도
  누리고 싶었다고 조금은
  부끄럼이었다고

  지난
  회상이
  무게가
  때 이르게 식힐 순 없어 네 체온을
  연방 호흡 한 판 겨룰 틈 없이 오늘이
  독점한 오늘이란 말만으로
  우릴 피폐로 쑤셔 박을 순 없듯이

  외치지마 제발 그만둬
  네게 분노할거야 그럴 뿐이야
  그러려고
  그러려고......


    *  김영호에 대한 에필로그


  박하사탕 2*  - 산소호흡기 
 
    삐 - 이 - 익
   삐이익 삐익 삐익 삑
    삐  ∼

  결국은 호흡기도 지쳐 떠나버리네요
  내 미약한 숨소리를 뒤로 한 채

  한 번은 만나야 했겠죠
  이렇게 마냥
  한마디 말을 떨구어버린
  눈물로 대신하네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이미 한 번은 죽었고
  당신은 그 죽음을 이제야 다시
  확인할 뿐이죠

  지난날은 회한어림이 아닌
  우린 허기진 아픔의 서사체 속에
  내동댕이쳐졌을 뿐이죠

  그랬죠
  당신은 나를 향해 두려움을
  내쏘았고
  전 두려움으로 한 번의 죽임을
  당한 거죠

  지쳐버린 당신의 손에서
  봄이 당신께 선사해준 그래서 감사한 듯
  젖어 내린 당신의 눈길을 보았어요

  시간마저 거슬러 오르는 이미지의 노림수를
  살며시 제쳐두면
  당신과 제겐 멈출 수 없는 건 시간이고
  지울 수 없는 건 흩뿌려버린 흔적들이겠죠

  그럴 필요는 없었어요
  당신은 이십 년 전 십구 년 전
  십삼 년 전에도
  지금도 당신이에요

  한번에 지쳐 흘린 당신의 生도
  제겐
  그것마저도 소중했어요

  그래요
  고개 잠근 눈물도 가벼운 반성도 소망스런 되돌림도
  섣부른 외침도 살아가는 지금을 위해
  잠시 미루어야겠죠
  삶은 아름답고 당신조차
  기억 잃은 아름다움의 작은 파편이었으니까요


  *  순임의 못다한 얘기

Posted by 늘 축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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