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 대한 진지한, 혹은 술자리 평가가 계속 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중앙일보는 권력을 시계추에 비교해 우로 시계추가 대이동을 했다는 '거대한' 평가를 했죠.

대선에 대한 제 짧은 생각을 얘기해보면 이렇습니다. 임영일 전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국의 기업별 노조 체계를 가지고 썼던 표현인 '87년 체제'를 빌어 '87년 체제와 그 체제가 잉태한 세력장의 대몰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형식적 발전이라는 담론, 또한 '지도' 등과 같은 지식인 중심주의가 물씬 풍겼던 계몽주의적 형식에 연연했던 세력장들이 이번에 국민들에게 제대로 심판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중도든, 좌파(혹은 진보)든,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자든 이른바 1980년 혹은 90년대 초까지 대학을 나온 지식인군 혹은 중산층들 모두 민주주의 내에서 자신의 담론만을 의제화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들 상당수가 노무현 정권, 혹은 민주노동당 내에 포진됐고, 그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언어행위로 한국 사회를 정리하고 해석했다고 봅니다.

그 해석과 그 형식에 대한 단죄가 이번 선거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좌파 이야기꾼 김규항씨가 저희 신문사 강당에 와서 한 강연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김규항씨는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을 예로 들면서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한국의 민주주의는 완성된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역사 속에서, 아니 그들이 말한 과거의 얘기에 대해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에는 "우린 80년대와 90년대를 관통하면서 단 한번도 형식민주주의의 발전만을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그들과 나 대부분이 당시 '한국사회의 변혁'을 얘기해왔다. 지금 그 때 꿈꾸던 한국사회의 변혁이 한치 앞이라도 이뤄졌나?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역사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는 상당한 비판이 묻어있었죠. 아마 대통합민주신당, 혹은   참여정부와 구 열린우리당, 특히 그 속에 있던 개혁 진영이라는 이들에 대한 일갈이라 생각됩니다.

시사저널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기자(언론노조 시사저널 분회 소속)들이 새롭게 창간한 '시사IN'이라는 시사주간지 최근호(16호, 2008년 1월8일자) 커버스토리 기사에 실린 최장집교수와 후마니타스 대표 박상훈 박사(정치학)와의 대담에는 또다른 시각이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의 시각과 정서로 대통합민주신당과 참여정부 등 현 집권세력의 대선참패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인용해보겠습니다.

  [Q: 민주화 20년의 종결인 셈인데, 결과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는다.

 최장집: 노무현 정부의 패배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민주파 세력의 완벽한 패배다. 1987년 민주화 이후부터 첫 번째 궤적이 매듭지어졌다. 한 번 잡고, 한 번 가는 왕복이 일단락 됐다. ....... 이번 선거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특히 중요하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위험하다는 해석이다. 선거 전에 대통합민주신당이 말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이번 대선이 정상적인 민줒적 선거 경쟁의 결과라는 관점이다. 나나 박 박사는 후자다. 또한 이번 실패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제대로 된 정당을 못 만든 결과이다.

최장집: 열린우리당이든 국민회의든 정당 스스로 경제 장관을 갖고 철학을 지니고 인적 자원을 구비해야한다. 민주화 이후의 정부를 장악했던 지도자나 세력은 이런 관념이 없었다. 그것이 관료 지배를 가져온 것이다. 경제.행정 부처들, 예산처, 금융감독원 거의 완벽하게 경제관료의 통제 아래 놓여있다. 그들이 민주적인 통제를 벗어나 움직이면 재벌 집단이라든가 사회 상층과 결착될 수밖에 없다.

  박상훈:지지자를 대표해서 대안을 조직하도록 기능적으로 분화된 조직체가 정당이다..... 국민 보고 낮에 일하고, 밤에 대통령한테 보고서 쓰라고 대안을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를 불러들인 것은 노무현 정부다. 민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와 성장주의라는 나쁜 조합을 만들고 정당화했다. .... 하층 배제적인, 중산층 위주의 민주주의였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새로운 보수적 민주파의 형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민주파 내부의 기득권층이다. 보통 사람들은 노무현 정부에서 특별히 혜택받은 것이 없는데 왜 정권 교체에 호들갑을 떨어야하는가.]


그럼, 이번 대선 참패의 또다른 한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은 어떨까요? 그건 담에...

긴 글 읽어주신 분께 급절함다.

2008.01. 03

Posted by 늘 축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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