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 낙동강 사진 두 번째 순회전시회를 마치고

이틀 전인 지난 14일 지율스님 낙동강 예술사진 두 번째 순회전시회를 창원 용지공원과 정우상가 앞에서 했습니다.

정우상가에서는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용지공원에서는 그보다 한 시간 빨리 김훤주 기자(경남도민일보)와 블로거 달 그리메님과 실비단 안개님께서 '좌판'을 까셨죠.

창원 용지공원에 지율스님 낙동강 사진이 깔렸다./블로거 실비단 안개 제공


저는 병원 예약해놓고 오후 4시 30분부터 합류했습니다. 두 번째 순회전시회은 첫 번째처럼 언잖은 일도 없었고, 더욱이 저희가 준비한 정도보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무척 고마웠습니다.

그날 순회전시회의 자세한 후기는 실비단 안개님과 달 그리메님이 블로그 포스팅을 해주셔서 저는 별도로 하지 않고, 관련 포스팅 링크해두겠습니다.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전, 이게 안습입니까?

낙동강 사진전 그래도 할 만 했습니다



정우상가 앞에서 사진전 좌판을 깔고 있는 김훤주 기자와 잘 하고 있는지 감시.감독하고 있는 나(왼쪽)./블로거 실비단 안개 제공


전시회 도중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오후 5시 30분 정도 되었을까요? 힐을 신고, 조금 짧은 스커트를 입은 20대 중반 여성이 바닥에 깔아놓은 낙동강 사진을 계속 밟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혹 그분의 다리를 훔쳐보는 것 같아 멋적어 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류장 옆에 세워둔 판넬과 달리 바닥에 깔아놓은 사진은 비닐로 코팅해놓은 것이거든요. 그래서 힐에 찍히거나 찢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그 분의 힐 쪽으로 시선이 계속 갔습니다. 제 시선이 느껴졌는지 그분도 제 얼굴을 보더군요. 묘한 시선의 마주침이 그 순간 일어났죠. 그 여성은 마치 제가 그분의 다리를 훔쳐보고 있다는 듯 기분 나쁜 표정으로 저를 봤습니다. 이런 눈길이었죠. "뭘 봐. 이제 그만 보지?"라고 말하듯.

저도 그 분을 그렇게 봤습니다. "아가씨 좀 그렇네요. 아무리 관심 없어도, 계속 넘이 준비한 사진 밟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듯.

그래서 그 분 얼굴을 한번 보고, 다시 아래로 눈길을 두고, 또다시 그 분 얼굴을 보며 "하이힐 밑에 뭐가 있는지 보시죠?"라고 눈으로 말했죠.
그랬더니 그 분은 그제서야 조금 놀란 듯 다소 민망한 듯 사진 위에서 발을 뗐습니다. 그리곤 멋적으셨는지 제가 있던 곳에서 멀찌감치 가시더군요.
사실 그날 좀 잘 차려 입으시고, 좀 짧은 스커트를 입고, 힐을 신은 여성 몇 분이 여러차례 코팅된 사진을 밟고 있거나 밟고 지나가셨습니다.

정우상가 앞 사진전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파헤쳐지는 낙동강에 관심을 보였다./블로거 달그리메 제공


그 일이 있고 나서 저는 혼자 피식 웃었습니다. 저는 사진을 핑계로 그분의 다리를 훔쳐봤을까요? 아님 코팅된 사진이 어떻게 될지 더 염려스러워 그렇게 했을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
Posted by 늘 축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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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그리메 2010.05.16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묘한 시선의 마주침이 그순간 일어났죠..."하하하^^
    이런 식의 콩트 글이 아주 재밌는데요.
    시우 기자님!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2. 실비단안개 2010.05.16 1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고요,
    밀쳐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운짓이지요.^^

  3. 늘 축제였음.. 2010.05.16 1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밀쳐버리고 싶었는지, 아니었는지 당시 제 마음을 저도 모르겠습니다. ^^
    암튼, 좀 그랬습니다. 특히, 제가 자신의 다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 다리가 괜찮은 것은 아는데, 니가 그렇게 빤히 계속 보는 건 좀 그렇지 않니?"라는 자신감(?)에 찬 시선으로 절 보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때론 글말이나 입말보다 눈말(eye-language)이 더 오묘하고 많은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