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요제’ 왜 스타 배출 못할까?
 

마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7-10-07 11:27 | 최종수정 2007-10-07 11:42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6일 열린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린‘2007 MBC 대학가요제’ 대상의 영광은 ‘Y’를 부른 김예지, 이정임 등 한양여자대학 실용음악과 학생 10명으로 구성된 레게 밴드 B2에게 돌아갔다.


1977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31회째를 맞은 MBC ‘대학가요제’는 한때 스타 가수의 산실이자 인기가요를 양산하는 강력한 출구였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스타 가수뿐만 아니라 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한 곡들이 히트하는 경우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


19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곡 ‘나 어떡해’(서울대 그룹 ‘샌드페블즈’)를 작곡한 김창훈은 형 김창완과 함께 산울림을 결성해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비가오면 생각나는 그사람...’이란 노랫말로 시작되는 ‘그때 그사람’을 부른 심수봉은 1978년 제2회 대학가요제에서 대학생다운 참신함이 없다는 이유로 수상하지 못했지만 심수봉은 대학가요제 출전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30년 가까이 수많은 트로트 명곡들을 작곡하며 노래를 부르는 스타 싱어송 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심수봉과 같은해 ‘대학가요제’에 출전해‘돌고 돌아 가는 길’로 금상을 받은 노사연 역시 곧 바로 대중가요계를 평정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배철수, 임백천, 조하문, 구창모, 김학래 등이 80년대 초반까지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스타 가수로 발돋움해 ‘대학가요제’출전은 곧 스타 가수의 등용문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졌다. 1986년 10회 대상 수상자 유열도 참가곡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히트시키며 가요계에 데뷔해 DJ로 활동영역을 넓혀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1988년 ‘그대에게’를 부른 그룹 무한궤도의 일원으로 참가한 신해철, 신해철과 같은해 참가한 015B의 정석원 등도 대학가요제가 낳은 스타 가수다.


하지만 ‘대학가요제’의 스타 산실 역할을 1990년대 들어 현저히 약화됐다. 1991년 동상을 받은 김경호 등이 대학가요제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는 스타로 발돋움 한 것을 비롯해 1990년대 들어 전람회의 김동률(93년 대상), 캔의 배기성(93년 은상), 빅마마의 이영현 등도 대학가요제와 인연을 맺어 연예계로 진출한 스타들이지만 ‘대학가요제’를 통한 스타 배출은 1980년대 들어 급격히 감소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좀처럼 눈길을 끄는 ‘대학가요제’출신 스타 가수들을 보기가 힘들다. 2005년 열린 29회 대학가요제에서 ‘잘 부탁드립니다’를 불러 대상을 차지한 Ex 정도가 ‘대학가요제’출전이후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가수다.


1990년대 들어 ‘대학가요제’가 스타 배출 창구 역할이 약화되고 근래 들어서는 ‘대학가요제’출신 스타 가수들의 명맥이 끊긴 것은 다양한 원인이 있다. 1990년대 들어 스타 가수들을 배출한 곳은 막강한 자본력과 마케팅력을 가진 연예 기획사이다. 연예기획사가 가수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면서 가수 데뷔 창구역할을 했던 대학가요제가 무력화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조PD처럼 인터넷을 통한 데뷔 등 1990년대 들어 가요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수 데뷔 창구의 확대 역시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 가수들의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대학가요제가 가수의 꿈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의 유일한 스타 산실의 역할을 하던 1970~1980년대에는 재능있는 대학생들이 대학가요제 출전을 계기로 가요계에 진출했으나 1990년대들어서는 다른 채널을 통해 가수로 데뷔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이다.



또한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의 방송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방송기회 부여가 감소한 것도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 가수들의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1970~1980년대에는 주최한 방송사 MBC뿐만 아니라 타방송사도 참신성을 갖고 있는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을 음악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오락 프로그램에도 출연시켜 유명성을 확대시켜줬지만 1990년대 들어서는 이같은 현상이 사라졌다.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 가수들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가 바로 대학가요제와 참가자의 정체성과 존재의미의 상실이다. 1990년대부터 대안문화와 저항문화가 퇴조하고 대중문화의 폭발이 캠퍼스를 잠식해가면서 대학문화의 정체성 상실은 대학가요제 정체성 상실과 존재의미의 퇴색으로 이어졌다. 대학가요제가 연예계로 진출할 수 있는 통과의례 절차로 전락하면서 대학가요제는 대학의 대중문화화를 촉진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대 후반 '대학가요제' 심사위원으로 나왔던 가수 양희은은 “요즘 대학가요제에는 귀를 잡아끄는 노래가 없다. 대중가요와 마찬가지다. 요즘 젊은이들은 남의 것을 조합해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노래밖에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요즘 대학가요제의 참가자들이 더 이상 기존 대중음악계와 차별화된 독창성이나 참신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스타로 부상하지 못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작은 머리생각임다 : 대학문화가 예전처럼 마치 대중문화에 대한 저항(counter-culture)의 진지라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겠지요. 요즘 같은 '소비의 사회'에서. 하지만 기존 대학문화에 있었던 최소한의 상상력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는 동의를 합니다. 동의를 하면서도 그 동의가 찜찜한 동의, 안타까운 동의네요.

  상상하지 않는, 혹은 상상을 망각한 존재에겐 내일이란 그저 동일 시간의 연속과도 다름없을 진데.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이 자본이든, 기득권이든, 지배계급이든지 지금을 지배하는 이들(혹은 것들)이 만든 틀 내에서만 존재해야하는 시공의 연속이랄까요.

  상상력의 빈곤, 창조가 없다는 점에서 대학문화는 박제화된 지가 제법 되지 않았을까요?

Posted by 늘 축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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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ait 2013.02.05 1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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