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삭발을 하는 정유근 본부장

파면 직후 만난 임종만 부본부장.

2006년 9월 22일 진주시지부 사무실 폐쇄를 막으려는 조합원들.


2006년 공무원노조가 사무실 폐쇄 등을 전후해 이렇게 무참히 깨지지 않고, 법외지만 전국공무원노조라는 단일한 노조체계를 유지했을 때입니다. 경남에선 경남도와 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가 그 해 2년 전인 2004년에 도와 시.군간 인사교류협약을 맺었습니다. 그 내용은 쉽게 말해 4급 공무원 이상 자리가 나면 시.군 출신이 아닌 도청 출신 우선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노동담당 기자로 취재에 나서기 전까지 저는 몰랐는데, 그런 인사로 인해 공직사회에 제법 모순이 쌓이고, 그 인사가 도와 시.군이 주종관계를 형성하는 매개고리 역할을 했나봅니다. 시.군 공무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둘째치고, 업무에도 제법 지장을 줘 공익적 시각에서도 맞지 않았나 봅니다.

그런데, 당시 김태호 도지사가 그해 7월 18일 고위 공직자 인사를 단행했을 때, 공무원노조는 인사교류협약을 파기하고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했다고 반발했습니다. 당시 인사에 대해 여러 보도매체가 선거 보은용 인사라고 지적했죠. 그래서 기자회견을 통해 인사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8월 중순부터는 도청 앞 천막농성을 했죠. 김 지사와 계속 되는 신경전이 벌여졌고, 김 지사는 공무원노조가 법외단체라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무실 폐쇄를 공언하며 그해 8월 31일 도청 소속인 공무원연수원에 있던 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 사무실을 폐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탄압국면으로 가던 전국공무원노조는 당시 가장 조직력이 세고, 조합원이 많은 경남이 무너져선 안된다고 판단하고 전국공무원노동자대회를 그 해(2006년) 9월 9일 창원에서 했습니다. 경남본부에선 전국공무원노동자대회를 통해 김태호 도지사를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적지 않았고, 김 지사는 그 대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며 도내 공무원들의 참여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공언했죠. 그리고 각 시.군 지부 사무실 폐쇄를 시.군에 요구했습니다. 눈치만 보고 있던 행자부와 공무원노조가 눈엣가시였던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공무원노조를 이른바 '죽일 놈'으로 만들고, 김 지사를 '소신있는 자'로 표현하면서 공무원노조 탄압을 거들었습니다. 경남도와 전공노 경남지역본부는 사실상 정부와 전공노의 대리전을 치른 셈이지요.

이런 사태를 주도한 이유로, 혹은 법외노조를 고수한다는 이유로 경남지역본부 임원들과 몇몇 지부장들이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해임 이상이 무려 8명이었습니다. 파면된 이들도 4명 정도 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이들 모두 내부 소청 심사에서 해임으로 한단계 낮아졌지만 할 말을 해야겠다고, 아니 약속을 지키라고 한 것에 비해서는 이들에게 가혹한 처벌이었지요. 당시에도 그런 여론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에게 법원에서 해임무효 판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5일에는 정유근 경남지역본부장, 박태갑 전 정책기획국장, 임종만 부본부장이 부산고법 항소심에서 승소했습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사건 자체보다는 법리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이에 앞서 노기환 전 부본부장과 최승룡 전 경남지역본부 조직국장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복직했습니다.

  공무원노조가 둘 혹은 셋으로 갈라져 그 힘을 잃고 있지만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서 우리사회에서 공무원노조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모처럼 날아든 이 소식이 어찌나 반가운지...^^
  아무튼 이번에 승소한 세 분께 축하한다는 말씀 건넵니다. 그리고 아무리 지도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해 지나친 징계를 하면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것을 이번 판결이 일깨워줬으면 합니다. 계속 되는 승소는 사실상 당시 징계가 부당했음을 방증하고, 그 시기 도백으로서 김 지사가 공무원노조에 행한 일련의 행위가 정당했느냐를 묻는 것이니까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김 지사는 임기가 끝나기 전 이 일에 대해 한 번쯤은 답해야할 것입니다.

아래는 당시 해임 이상 중징계를 받은 8명의 재판 현황입니다.

* 2006년 9월 9일 전국공무원노동자대회에 따른 징계(대부분 해임) 받은 이들 현황
=> 제가 파악하기로는 8명인데, 혹 궁금하신 분은 민공노 경남지역본부에 한번 확인해보세요.

재판 진행 중이거나 확정 판결난 8명 중 사실상 승소 5명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 소송 최종 승소한 이들(복직) 2명
노기환 전공노 경남지역본부 부본부장(합천), 최승룡 전 경남지역본부 조직국장(진주)

-부산고법 항소심서 패소해 대법원 최종 판결 앞둔 이 1명
강수동 전 진주시지부장 : 해임(소청심사서 파면서 해임으로) -> 

-부산고법 항소심 진행 중 2명
백승렬 전 경남지역본부 사무처장(합천), 배병철 전 거제시지부장

-부산고법서 최근 승소한 이들 3명
(대법원 판결 앞두고 있지만 최종 판결서도 승소할 확률이 훨씬 높음)
정유근 전공노 경남지역본부장(진주), 박태갑 경남지역본부 사무처장 직대(전 정책기획국장, 진주), 임종만 전 부본부장(마산)

아래는 모범 공무원으로 지역사회에서 칭찬이 자자했던 임종만 전 부본부장이 자신의 블로거에 쓴 재판에 대한 감흥입니다.

도백의 불같은 썽질이 수억 날렸다

Posted by 늘 축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