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왕눈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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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젯밤 국민과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더군요. 이명박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더군요. 이명박 대통령의 전체적인 태도는 "국민들이 오해를 많이 한다""나도 어릴 때 고생 많이 해서 어려운 사람들 다 안다""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나는 혹은 지금 상황은)그렇지 않다""내가 임기 초기 일한다고 국민들 심정을 다소 소홀하게 다뤄서 그렇지 모르는 게 없으니 안심하시라" 등등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치 절대자(왕)가 무지몽매하고 미천한 백성에게 얘기하는 것 같더군요.
그중에서도 가장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9월 위기설로 압축되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한 패널이 묻자 이명박 대통령은 "위기는 전혀 없고 어려움이 있으나 정부가 잘 대처하고 경제 주체인 기업도 열심히 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그러니까 그때도 이데올로기 편향이 심했던 정치.경제 교과서에도 경제주체는 가계(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 등으로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경제 주체가 기업만이란 인식은 의식보다 더 무서운 거의 무의식 수준에 박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의식적인 말보다 더 무서운 무의식에 기반을 둬 내뱉는 말이라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치더군요. "저 사람의 생각은 의식 이전이기 때문에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일더군요.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는 한갓 일용 잡부 수준이 아닐까요?
<개구리 왕눈이>에서 아롬이의 아버지인 '투투'처럼, 가난한 일용 잡부에 불과한 왕눈이 아버지는 '무지개 연못'(한국사회)에서 그저 꼴 보기 싫은, 하지만 노동력을 쓰고자 어쩔 수 없이 유지하는 그런 존재.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국민 대다수인 노동자를 보는 관점이 그러하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더욱이 <개구리 왕눈이>의 뒷부분에는 '무지개 연못'을 지배하는 듯 보였던 투투조차 중간 관리자에 불과했다는 것이 메기의 등장으로 나오지 않습니까. 보이지 않은 절대 권력은 따로 있다는 반전 부분. 어쩜 이명박 대통령도 '투투'에 그치고, 절대권력은 우리 사회(인정하기 싫어도 객관에서 현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천민적 성격이 가장 두드러지는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겠죠. 보이지 않는 조종자이자 실질적인 권력의 핵심.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도 그들의 중간관리자 이상은 아니지 않을까. 사회적 약자, 노동자, 영세상인 등 서민은 그럼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싸워야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를 누릴 수 있을까.
상상을 하기 싫지만 어쩜 촛불 집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저항의 에너지를 받지 않는 이상 만만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표로 심판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저 저 자신만의 기우일까요?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의회정치(대의제)에 대한 불신이 대단합니다. 의회정치를 통한 최소한의 대안을 찾아 고민을 하거나, 앞으로 5년 안에 그런 근본적인 불신 상황이 쉽게 바뀌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5년 동안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모든 언로(미디어)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거나 막겠죠. 처음에는 이건 아니다라고 하다가 매스미디어가 날마다 그렇게 하면 미국이란 나라의 국민과 다를 게 없게 되겠죠. <개구리 왕눈이>의 왕눈이처럼 우리는 피리를 불면서 울분을 삭이며, 착한 척하는 수밖에 더 있을까요? 정작 힘이 없어서 억눌려 사는 게 한국에선 지금까지 착하게 사는 것으로 통용됐으니까.
<개구리 왕눈이>의 해피엔딩-착하게 살면 메기를 몰아내고, 투투를 감동시켜 무지개 연못에 또 다른 날이 온다-처럼 한국 사회가 그렇게 되길 미친 척하고 바라고 살아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항하지 않으면, 외마디라도 지를 용기가 없다면요.
(음악은 아래 팝캐스트 꾹 누르세요)
개구리소년 개구리소년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울지말고 일어나 피리를 불어라
삘릴리 개골개골 삘릴릴리
삘릴리 개골개골 삘릴릴리
무지개 연못에 웃음꽃핀다
<개구리 왕눈이> 가사-일본어
'호리에 미쯔코'씨가 열창한 일본어 가사
けろっこデメタン おまえが泣けば 虹のお池が 雨になる
けっとばされても すぐ起きろ ふんずけられても すぐ起きろ
負けても泣かずに 笛を吹け
ピ-ヒョロケロケロ ピ-ヒョロロン
ピ-ヒョロケロケロ ピ-ヒョロロン
ほらほらラナタンが とんで來る
けろっこデメタン おまえが泣けば かわいいラナタンが 泣くだろう
ひっくりかえって 立ち上がれ でんぐりかえって 立ち上がれ
めだまをこすって 笛を吹け
ピ-ヒョロケロケロ ピ-ヒョロロン
ピ-ヒョロケロケロ ピ-ヒョロロン
ほらほら勇?が わいてくる
けろっこデメタン おまえが泣けば 虹のお池が 雨になる
いじわるするやつ いやなやつ 背中を向けるな とびかかれ
おなかをさすって 笛を吹け
ピ-ヒョロケロケロ ピ-ヒョロロン
ピ-ヒョロケロケロ ピ-ヒョロロン
ほらほらお池に 陽がのぼ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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